라이프로그


늦은 밤 쓸쓸한 할머니. by 하하폴

늦은 밤. 집에 들어가던 길. 
오르막 골목길로 폐지 수레를 힘겹게 끌고 올라가시던 어떤 할머니의 뒷모습을 봤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던 중이었는데, 노래 소리는 뚝.
2~3초간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냥 휙 지나가는 마음의 소리.

뒤에서 무거운 짐수레를 밀어드리고
도착하면 돈 만원이라도 쥐어드리면서 "추우시죠. 작지만 이걸로 따뜻한거 하나 사서 드시면 좋겠어요. "
하고 싶었지만 그저 마음 뿐.
몸이 실천하기에는 약간의 망설임도 있었고, 거부하시고 혹여나 성화라도 나시면 어쩌지 생각도 들었고.
짧은 시간 후 뒷모습이 사라진 후에야 난 다시. 집의 방향으로 어슬렁어슬렁..

집에 오며 마음은 온통 그 생각 뿐.

'그 할머니도 뭐도 드시고, 혹시 손자라도 뭐 좀 좋은거 사주시려고 늦은 밤 그렇게 고생하시는 걸텐데.'
'우리 할머니도 많이 외롭고 심심해 하실텐데 저 분도 그렇겠지.'
'내가 마음만 움직이느라 힘은 못 되어드렸구나.'

그런 마음들이 나에게 자책감이 들 필요는 없는 부분이었지만,
나중에라도 혹여나 그런 상황이 있다면 한번 겪은 마음이니 꼭 몸이 움직여야지. 생각해봤다.


억만장자도 아닌 내 삶이고, 이제 직장인의 첫 발을 디뎌보려는 내 삶이지만.
요새 나오는 광고처럼 나의 1%가 누군가의 100%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면,
나도 베풀고 돕고 살아야겠구나 생각은 변함이 없다.

척박한 세상. 우리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힘들게 일으켜세운 부의 문화를 그저 받아 즐기고만 있는 듯한
우리 세대가 베푸는 삶을 살길 바란다.
나 먼저...

늦은 밤 쓸쓸한 할머니를 바라보며.. 난 나를 뒤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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